[Kjtimes=김봄내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증권가가 롤러코스트를 타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8포인트(0.03%) 오른 1,725.44에 거래를 마쳤다. 이런 가운데 시작된 4월 둘째 주 시장에 ‘파란불’이 들어올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KTB투자증권은 기업 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는 시기에는 지주회사의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주요 업종들의 이익 추정치가 하향될 때 방어적 매력이 가장 큰 업종은 지주회사라고 강조했다.
KTB투자증권은 최근 기업 유동성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지주회사는 상대적으로 부채비율이 낮고 계열사에서 대규모 현금이 유입되면서 이자 및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대신증권은 코로나19에 따른 기업 실적 전망치 하향조정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진단을 제시했다.
대신증권은 금융위기 당시에는 주가 평가가치(밸류에이션)상 거품이 있었기 때문에 저점 확인에 시간이 걸렸으나 코로나19 사태 이전 한국 증시에 가격 거품은 없었으며 따라서 추가적인 실적 하향 조정에 따른 주가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NH투자증권은 SK이노베이션[096770]과 에쓰오일(S-Oil)[010950]의 목표주가를 각각 종전 18만원에서 13만원과 기존 8만5000원에서 7만2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이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영업 손실이 예상된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NH투자증권은 코로나19 여파로 정유 제품과 석유화학 제품 수요도 급감했고 항공기 운항이 줄어 제트오일 수요가 급감했으며 차량 운행이 제한돼 가솔린과 디젤 수요가 감소했다고 판단했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는 보유한 상장 지분만으로 이미 기업가치(EV) 이상의 가치를 확보하고 있다”며 “최근 기업 이익 감소로 인해 적정한 가격 수준을 평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주회사는 저평가 매력이 확실한 업종”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예상 배당에 대한 신뢰가 높은 점도 긍정적”이라면서 “일반 회사들은 이익 감소 시 배당 규모를 예측하기가 어렵지만 지주회사는 주당배당금(DPS) 우상향 기조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며 배당수익률은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여파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 실적 전망은 대폭 하향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역사적인 주가 저점권에서 코스피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주가가 이익 전망치를 앞서서 움직이는 선행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실제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업 실적 전망치는 2008년 10월 24일 코스피가 저점(종가 기준 938.75)을 확인한 이후 6개월 동안 지속해서 하향 조정됐다”면서 “그러나 같은 기간 주가는 44.6% 상승해 1,350선을 회복했다”고 덧붙였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해 정유업체들에 대규모 재고 평가 손실이 발생했고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올해 1·2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초 제시했던 두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도 영업손실 전망으로 수정했다”고 언급했다.
황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영업이익 1조870억원에서 영업손실 4350억원으로, 에쓰오일은 영업이익 7666억원에서 영업손실 3475억원으로 전망치를 변경했다”면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지난해 12월 배럴당 59.8달러에서 올해 3월 배럴당 30.8달러로 하락해 정유업체들에 재고 평가 손실이 발생했다”고 강조했다.